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낮더라도, 정상적인 임금 구조에서는 퇴직금을 통상임금으로 재산정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 최근 하급심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은 단순 금액 비교 규정이 아니라,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통상적 생활임금을 반영하지 못하는 예외적 상황을 보충하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통상임금 범위가 넓어지면서 통상임금으로 재정산한다는 문제는 이미 많은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법원의 판단과 행정해석, 그리고 임금체계 정비를 어떻게 해두는게 좋은지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왜 통상임금으로 재산정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가
원래 평균임금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변동급까지 모두 더해 사후적으로 계산되므로, 통상임금보다 높은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상여금 비중이 크고 실제 초과근로가 적은 사업장에서는, 사전에 확정되는 통상임금이 오히려 더 커지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또한 평균임금보다 통상임금이 더 커지는 현상은 최근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서 구조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기상여금·고정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사업장일수록, 일급 통상임금이 일급 평균임금을 넘어서는 일이 잦아집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의 행정해석
평균임금으로 산정하는 퇴직금을 통상임금으로 산정하는 이유는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의 내용 때문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조(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6. “평균임금”이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 근로자가 취업한 후 3개월 미만인 경우도 이에 준한다.
② 제1항제6호에 따라 산출된 금액이 그 근로자의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그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한다.
이 문언만 보면,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낮을 경우에는 통상임금액을 적용한다는 의미이고, 고용노동부도 이 문언을 그대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 【질 의】 ❑ 평균임금보다 통상임금이 적더라도 특별한 사유 등에만 통상임금으로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하는 것이 아닌지 【회 시】 ❑ 퇴직금 제도를 설정하고자 하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하며(「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평균임금이란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하는 것을 그 기본원리로 함. ❑ 또한, 「근로기준법」 제2조제2항은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은 경우에는 그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하도록 되어 있는바, 동 조항은 비교적 명확한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임(대법원 2009.4.23. 선고 2006다81035 판결 참조). 따라서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적은 경우에는 그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하여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할 것임(근로기준정책과-3409, 2020.8.25.). |
법원의 판단: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은 보충 적용
최근 지방법원은 정상적 임금 구조에서는 통상임금이 더 높다는 이유만으로 퇴직금을 재산정할 수 없고, 평균임금이 통상의 생활임금을 반영하지 못하는 예외적 경우에만 제2조 제2항을 보충 적용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구지방법원 2025. 8. 21. 선고 2024나318050 판결, 확정).
해당 사안은 콜센터 상담원들이 용역계약 종료로 일괄 퇴직한 사건이었습니다. 이들의 급여는 기본급과 식대에 소액 인센티브가 더해지는 구조여서, 평균임금과 통상임금이 거의 일치했습니다. 퇴직 전 3개월간 근무형태나 근로시간에 특이한 변동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근로자들은 일급 통상임금이 일급 평균임금보다 높다는 이유로 차액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1심은 청구를 받아들였으나, 항소심인 대상판결은 이를 뒤집었습니다.
판결이 제시한 근거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판단 근거 | 핵심 내용 |
| 두 임금의 본질 차이 | 통상임금은 소정근로 가치를 사전 평가한 금액, 평균임금은 실지급액 기초로 사후 산정한 생활임금 → 단순 금액 비교로 대체 불가 |
| 퇴직금 제도 취지 | 퇴직 후 종전 생활 보장이 목적 → 통상임금 전면 도입은 제도 본질에 배치 (대법원 98다49357 취지) |
| 구조적 과다계상 | 통상임금 기준 시 ‘월 통상급여÷26.125일×30일’로 계산 → 평균임금 방식보다 과다 산정되는 구조 |
| 시행령 제2조 제1항과의 정합 | 귀책 없는 일시적 임금 감소를 제외하는 체계 → 제2항도 예외 보완 규정으로 해석해야 일관 (대법원 92다20309 참조) |
| 퇴직연금과의 형평 | DC형 부담금은 평균임금 범주 → 기계적 적용 시 제도 간 형평 훼손 |
회사가 지금 점검해야 할 것
위 판결이 있더라도,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은 여전히 비교 입장이므로, 평균임금으로 지급하더라도 근로감독 과정에서 통상임금 기준 적용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평균임금 원칙 + 통상임금 예외 보충’을 기준으로 퇴직금 실무를 운영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그리고 퇴직급여 제도 형태에 따라 분쟁 소지가 다르다는 점을 짚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은 사용자가 매년 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을 부담금으로 납입하는 구조여서, 부담금 자체가 평균임금 범주에 고정됩니다. 통상임금과 비교해 차액을 다시 정산하는 절차가 제도상 예정돼 있지 않으므로, 역전을 둘러싼 분쟁 소지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반면 퇴직금제나 확정급여형(DB)은 퇴직 시점에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므로, 통상임금으로 재정산 주장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특히 정기상여 등의 비중이 크고 초과근로가 적은 경우에는 통상임금이 평균임금보다 클 확률이 높습니다. 임금체계를 설계하실 때, 이부분도 염두하여 임금항목 등 임금체계를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퇴직급여 제도를 두고 있는지, 임금항목을 어떻게 설계했는지, 취업규칙과 임금규정이 그 설계를 정확히 담고 있는지, 그리고 행정해석과 다른 판단을 할 때 그 근거를 소명할 수 있는지를 바탕으로 현 임금체계를 점검해보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일급 통상임금이 일급 평균임금보다 높으면 무조건 퇴직금을 다시 계산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정상적인 근무 구조에서 단순히 통상임금이 더 높다는 사정만으로는 재산정 의무가 없다는 것이 대상판결(대구지방법원 2024나318050)의 입장입니다. 휴업·결근 등으로 평균임금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진 예외적 경우에만 통상임금이 보충 적용됩니다. 다만, 하급심판례이므로, 고용노동부 행정해석과는 다르다는 점 고려하셔야 합니다.
Q2. 그렇다면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은 무시해도 되나요?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행정해석은 여전히 통상임금과 비교 후 통상임금으로 재산정해야한다는 입장이어서, 근로감독 과정에서 통상임금 기준 적용을 요구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평균임금을 적용하는 회사라면 대상판결 등 판례 법리를 근거로 소명할 자료를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Q3. 어떤 사업장에서 통상임금이 평균임금보다 더 큰 현상이 잘 생기나요?
정기상여금·고정수당 등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항목이 많고, 실제 초과근로가 적은 사업장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상여 비중이 크면 사전 확정되는 통상임금이 커지는 반면, 변동급이 적어 평균임금이 낮게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Q4. 대상판결로 이 문제가 완전히 정리된 건가요?
아닙니다. 대상판결은 하급심 판결이라 최종 기준이 되기 어렵습니다. 향후 대법원 판결로 법리가 확정될 필요가 있으며, 그 전까지는 평균임금 원칙을 기본으로 하되 예외 사정을 개별 검토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Q5.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을 운영 중인데도 영향이 있나요?
현재로서는 없습니다. DC형 부담금은 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으로 평균임금 범주에 속하는데, 제2조 제2항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통상임금 기준 추가정산 문제가 생겨 제도 간 형평이 깨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DC형 퇴직연금을 운용한다면 통상임금 이슈와도 멀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대상판결도 이 점을 평균임금 원칙 유지의 근거로 들었습니다.
단순한 퇴직금 계산을 넘어, 임금항목 설계부터 통상임금 관리, 취업규칙·임금규정 정비, 근로감독 대응까지 임금 운영체계 전반을 함께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기상여·고정수당 비중이 크거나, 통상임금·평균임금 역전이 의심되는 사업장이라면 분쟁이 현실화되기 전에 한 번 점검해 보시길 권유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