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임금제 유효성 ② 고정OT제


지난 ①편에서는 정액급제(완전 포괄) 방식이 어떤 경우에 약정 자체가 무효가 되는지를 다뤘습니다. 이번 ②편은 실무에서 훨씬 더 많이 쓰이는 고정OT형 포괄임금제에 대해서 설명 드리겠습니다.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면, 고정OT제 약정 자체는 비교적 쉽게 인정됩니다. 그러나 ① 약정 시간을 초과한 실근로 발생 시 차액 지급 의무와 ② 고정OT수당 자체의 통상임금성 인정이라는 두 갈래에서 혼돈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6년 4월 8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지침」도 고정OT제를 하더라도 근로시간 관리를 해야한다는 두 기준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고정OT제란 무엇인지 (정액급제와 무엇이 다른지)

고정OT제는 기본급은 별도로 산정한 뒤,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매월 일정액으로 정해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기본급 250만 원 + 고정연장근로수당 60만원(월 20시간 분)”처럼 수당 항목과 시간 한도가 명시됩니다. ①편에서 다룬 정액급제(법정수당 일체 포함)와 달리, 수당의 종류·금액·전제 시간이 표시된다는 점이 핵심 차이입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단순히 기본급만 분리한다고 해서 고정OT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기본급 외에 “시간외수당 50만원” 또는 “법정수당 50만원” 같은 식으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구분없이 지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정액수당제라고 합니다. 고용노동부는 어떤 금액이 ‘연장’분인지, ‘휴일’분인지 명확히 구분되지 않으면 사실상 1편의 정액급제와 다를 바 없다고 보아 약정 자체가 무효가 되거나, 나중에 수당을 중복 계산해야 하는 리스크가 큽니다.

임금 구성기본급+수당 통째 합산기본급 + 수당 구분없음기본급 + 수당별 항목 구분
명시 방식“월 350만 원(수당 포함)”“기본급 250 + 법정수당 60“기본급 250 + 연장 60(20h)
인정 가능성매우 낮음 (감시·단속직 등만)낮음 (항목 불분명 시 위험)높음 (명시적 약정 시)
주된 분쟁포괄임금 약정의 유효성, 근로시간 산정 가능 여부항목 미분류에 따른 무효, 통상임금 산입 여부시간 초과분 차액 정산, 통상임금 산입 여부

쟁점 1 – 약정 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의 차액 지급 의무

고정OT제의 가장 빈번한 분쟁 지점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고정OT로 약정한 시간을 초과해 실제로 연장근로가 이루어진 경우, 사용자는 그 초과분에 해당하는 법정수당을 추가로 지급해야 하며, 이는 약정의 유효성과 무관하게 발생하는 의무입니다.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한 경우라도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지 아니하고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으며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고 할 것이지만, 그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해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대법원 2023.9.27. 선고 2023다221359 판결)

이 법리에는 두 가지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첫째, 포괄임금 약정 전체가 무효가 되는 것이 아니라 미달하는 부분에 한해서만 무효라는 점입니다.

둘째, 그 미달분은 사용자가 차액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점입니다. 한편 반대로, 고정OT 약정액이 실제 연장근로에 따른 법정수당보다 많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그 초과분을 환수할 수 없습니다.


이 차액 지급 의무가 행정 단계에서 명문화된 것이 2026년 4월 8일 고용노동부의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지침」입니다. 지도지침은 고정OT를 약정한 사업장이라도 실제 연장근로시간을 객관적으로 기록·관리하고, 그에 따른 법정수당이 약정액을 초과하면 차액을 정산하라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합니다. 추가로 정부는 2026년 상반기 중 이 내용을 근로기준법 개정안으로 입법화할 계획입니다.


따라서 고정OT제 를 도입한 사업장은 실근로시간 기록의 객관성을 점검해두어야 합니다. 출퇴근 기록, PC 로그, 업무관리 시스템 등 사용자 일방의 주장이 아닌 객관적 자료가 있는지, 따라서 추가로 정산할 차액이 없는게 확실한지를 증빙하여야 합니다.



“우리 회사는 고정OT가 있으니 야근 수당을 따로 안 줘도 된다”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고정OT는 약정한 시간 안의 연장근로를 미리 보장한다는 의미이지, 그 시간을 넘는 연장근로까지 면제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쟁점 2 – 고정OT수당 자체가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는 경우


고정OT제 사업장이 실무에서 가장 위험에 노출되는 두 번째 지점입니다. 고정OT수당이 그 명칭에도 불구하고 “소정근로의 대가”로 인정되면 통상임금에 산입되며, 이 경우 그동안 지급해온 모든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이 잘못 산정되었다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판례는 고정OT의 통상임금성을 일률적으로 부정하지 않고, 지급 경위와 운영 실태를 종합 판단합니다.

통상임금성부정한 사례
조기출근제를 폐지하면서 그 대체로 ‘시간외근로수당’ 명목으로 기본급의 20%를 고정 지급한 사안에서, 대법원은 해당 수당이 연장근로의 대가로서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대법원 2021.11.11. 선고 2020다224739 판결)

통상임금성인정한 사례
기존 복리후생비를 없애고 ‘고정시간외수당’을 신설한 경우에는 명칭만 변경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아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대법원 2023.9.14. 선고 2023다241100 판결)
생산직 근로자들에게 월 20시간분의 고정OT를 지급하면서도 월 20시간 초과분이 아닌 실제 연장근로시간 전체에 상응하는 연장근로수당을 별도로 지급한 사정 등을 고려해 고정OT의 통상임금성을 인정(대법원 2018.12.27. 선고 2015다241457 판결)


이 판례들의 흐름을 풀어보면, 다음 두 가지 패턴 중 하나에 해당하면 고정OT가 통상임금으로 인정될 위험이 높아집니다.


첫째, 명목만 고정OT일 뿐 실질은 기본급에 가까운 경우입니다. 기존 복리후생비나 정기 수당을 항목명만 바꿔 고정OT로 옮긴 경우, “연장근로의 대가”라는 실질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둘째, 고정OT 약정 시간과 무관하게 실근로 전체에 대해 별도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한 경우입니다. 이는 “고정OT는 연장근로의 대가가 아니라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의 일부”라는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여기에 더해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20다247190, 2023다302838)은 통상임금 판단 기준에서 ‘고정성’ 요건을 폐기했습니다. 종래에는 “지급 조건이 사전에 확정되어 있어야 통상임금”이라는 기준 때문에 재직조건부 상여금이나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은 통상임금에서 제외되었으나, 이번 판결로 그 범위가 대폭 확대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고정OT 운영 사업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동안 고정OT가 위 사례들과 같이 통상임금에 산입된다면, 그 결과 통상임금으로 산정하는 연장근로수당 등이 증가합니다. 통상임금이 오른 상태에서 기존 고정OT 약정액과 비교하면, 차액 지급 의무가 발생하는 사업장이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정액수당제 운영 사업장이 지금 정비해야 할 임금체계 설계


차액 지급과 통상임금성 두 가지 위험을 동시에 통제하려면, 임금체계 설계 단계에서 다음 원칙들을 적용해야 합니다.

원칙 ① 고정OT의 “연장근로 대가성”을 임금체계 전체에서 일관되게 유지

고정OT 외에 별도로 실근로시간 전체에 대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면, 고정OT는 사실상 기본급 성격으로 해석됩니다. 정액수당제를 유지하시려면 “고정OT 시간 안의 연장근로는 고정OT로, 초과분은 별도 정산”이라는 구조를 일관되게 적용하셔야 합니다.

고용노동부 260408 공짜노동 근절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지침 중

원칙 ② 고정OT 도입 경위를 문서로 남기기

새로운 직무·신규 채용에서 처음부터 고정OT를 두는 경우와, 기존 수당을 항목명만 바꾸는 경우는 결과가 정반대로 나옵니다. 도입 경위와 그 시점의 임금체계 변경 내역, 노사 협의 또는 동의 절차 기록이 분쟁 시 핵심 증거가 됩니다.

원칙 ③ 약정 시간 설정을 실근로시간에 맞게 조정하기

고정OT 시간이 실근로보다 지나치게 적으면 매월 차액이 발생해 분쟁의 씨앗이 되고, 지나치게 많으면 “실제 연장근로가 거의 없는데도 매월 정액 지급” 구조로 통상임금성 인정 위험이 커집니다. 직무별·계절별 실근로 분포를 분석한 뒤 약정 시간을 정해야 합니다.

원칙 ④ 통상임금 산정에서 “고정OT는 통상임금에서 제외”라고 단정하지 않기

2024년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었으므로, 고정OT뿐 아니라 정기 상여금·각종 수당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를 매년 재점검해야 합니다. 설계 변경이 임금체계 자체의 변경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①편에서 다룬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절차(근로기준법 제94조)를 함께 검토하셔야 합니다. 임금 총액이 동일하더라도 임금의 구성·산정 방식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면 불이익 변경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 일관된 판례의 입장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고정OT 약정 시간이 월 20시간인데 실제로는 매월 30시간씩 연장근로를 합니다. 차액을 지급해야 하나요?

지급해야 합니다. 대법원 2023다221359 판결에 따라 고정OT 약정액이 실제 연장근로에 대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부분은 무효이고, 사용자는 그 차액을 추가로 지급할 의무가 있습니다. 차액 정산을 누락한 채 운영하시면 임금채권 소멸시효 3년 범위에서 소급 청구 대상이 되며, 근로기준법 제109조에 따른 형사 처벌(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 위험도 함께 발생합니다.


Q2. 고정OT 시간보다 적게 일한 달에는 그 차액을 다음 달에 차감해도 되나요?

차감하실 수 없습니다. 고정OT는 사용자가 미리 보장한 최저 금액의 성격을 갖기 때문에, 실근로가 약정 시간에 미달하더라도 사용자는 약정한 금액을 그대로 지급해야 합니다. 차액 정산은 사용자가 추가 지급할 의무 방향으로만 작동합니다.


Q3. 고정OT가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어떻게 확인하나요?

세 가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① 고정OT 도입 경위가 “연장근로의 대가”로서의 실질을 갖추고 있는지(기존 수당의 항목명 변경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 ② 고정OT와 별도로 실근로 시간 전체에 대해 연장근로수당을 또 지급하고 있지는 않은지, ③ 고정OT 약정 시간과 무관하게 매월 정액으로 지급되어 사실상 기본급화되어 있지는 않은지. 위 세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하시면 통상임금성 인정 위험이 있으므로 임금체계 진단이 필요합니다.


Q4. 2024년 통상임금 전원합의체 판결이 우리 회사 고정OT 운영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직접적인 영향은 통상임금 산정 단가 자체의 상승입니다. 종래 통상임금에서 제외되었던 재직조건부·근무일수 조건부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서, 시간당 통상임금이 상승하고 그에 1.5배를 곱한 연장근로수당 단가도 함께 올라갑니다. 결과적으로 기존 고정OT 약정액으로는 부족한 사업장이 늘어나며, 차액 지급 의무가 새롭게 발생하는 사례가 다수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Q5. 고정OT제와 정액급제(완전 포괄) 중 어느 쪽이 안전한가요?

고용노동부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침에서, 정액급제와 정액수당제로 산정·지급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고정OT제(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또는 휴일근로수당을 항목별로 구분하여 수당별 정액으로 지급)로 설계하시기 바랍니다.

실무 코멘트 – 노무사 의견


고정OT제는 이미 많은 회사에서 도입하고 있는 제도입니다. 저 또한, 연장근로 등 시간외근로 관리가 어려운 경우 고정OT제를 많이 제안드렸습니다. 하지만 정부기조가, 고정OT제를 하더라도 근로시간 관리를 하고 미달되는 시간은 지급하라는 기조로 바뀌었습니다. 실제 근로감독시 ‘근로시간을 관리하고 있는지’가 가장 keypoint가 될 예정입니다. 출퇴근 시스템이 없다면 수기로 기재하는 등의 방법으로 관리를 반드시 하시길 바랍니다.



임금체계 개선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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